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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질'의 준비동작을 보여주고 계신 송덕기옹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밀고, 당기고, 치고, 받고, 던지고, 차고, 때리는 등의 ‘근원적 경향성(Original tendency)’을 지녔다고 한다. 인간의 근원적 경향은 타고난 본능적인 심리적 특성으로 약육강식과 욕심, 소유, 공격성 등을 말한다. 이러한 경향성이 해결되지 못할 때 스트레스가 쌓이는데 인간내면에 내재되어있는 ‘근원적 경향성을 건전하게 해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스포츠라고 한다.

현대인들이 잔인한 이종격투기에 열광하는 이유 중의 하나도 몸 안에 내재되어 있는 근원적 경향성 중 공격성에 대한 ‘카타르시스(Catharsis)’라고 볼 수 있겠다. 법제화된 사회에서 자신은 할 수 없지만 삼자를 통해 대리만족을 하고 있는 중인 것이다.

필자는 본 연재에서 지금까지 택견경기에 대한 이야기만을 해왔는데 이번에는 택견에 내재되어 있는 근원적 경향성인 파괴본능에 대해서 언급해보고자 한다. 모든 격투기경기는 약속된 일정한 규칙에 의해 상대를 보호하는 절제된 기술만을 사용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근원적 경향을 해소하지 못하는 인간은 좀 더 강력한 기술을 연구했을 것이고 그것이 바로 택견에서는 ‘옛법’이라고 불리는 살수(殺手)들이다.

옛날에는 사용했지만 지금은 위험하니 함부로 쓰지 말라는 택견의 기술을 총칭하여 옛법이라고 한다. 과연 그 옛날은 언제를 기준으로 말하는 것일까? 송덕기(宋德基, 1893~1987, 택견 초대인간문화재)스승님이 19세기 사람인데 스승님의 스승이신 임호선생님도 옛법이라고 하셨다니 아주 오래 전부터였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을 뿐 그 시기를 정확히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쨌든 옛법은 택견경기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아주 위험한 기술로 일종의 반칙기술인 셈이다. 그러나 옛법은 경기 중의 단순한 반칙기술이 아니라 상대를 일시에 절명케 할 수 있는 아주 강력하고 위력적인 살법으로 인간의 근원적 경향을 충족시키는 파괴본능 그 자체라고 본다.

옛법이 살법이라고는 하나 ‘장풍(掌風)’이나 ‘탄지신공(彈指神功)’ 같이 신비하고 초인간적인 괴력을 발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급소에 대한 결정적인 타격으로 일시에 상대를 무력화(無力化) 시키는 일종의 필살기와 같은 것이다. 그렇다고 발이나 주먹으로 상대의 명치 등의 급소를 치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옛법만의 독특한 수련법과 사용방법이 있다.

한 가지 예로 옛법의 대표적인 발길질 중의 하나인 ‘곧은발질’을 살펴보자. 옛법을 잘 이해 못하는 사람들은 곧은발질은 단순히 발을 곧게 뻗어 차는 타격기로만 알고 있는데 이는 택견의 옛법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다.

옛날에는 버선에다 짚신을 신었기 때문에 발끝 모양이 자연스럽게 안으로 오므려져 마치 창끝과 같이 뾰족하게 만들기가 쉽다. 이를 밑에서 위로 걷어차는 것이 아니라 목표물만큼 발을 들어서 앞으로 쭉 뻗어 지르면 창으로 배를 찌르는 것 같은 효과가 난다. 이 기술의 극대화를 위해 발레처럼 발끝으로 걸어 다니는 ‘까치 발돋움’이라는 수련을 했다.

군화를 신고 있으면 무술 고단자 같은 발의 위력이 나온다고 한다. 곧은발질은 마치 군화를 신은 것처럼 단단한 발끝으로 발을 들어 곧장 찔러 차는 살상의 기술이다. 몸에 호구를 3개 정도 껴입어도 곧은발질을 맞으면 큰 충격으로 버티기 어려운 정도다. 간단하지만 위력적이고 효과적인 기술들이 바로 옛법의 매력이고 멋이다.

이와 같이 강력한 옛법 기술로는 다리를 사용하는 ‘밟기, 곧은발질, 찍기, 깍음다리, 무르팍치기’ 등이 있고 팔을 사용하는 ‘안경씌우기, 장못치기, 코침주기, 고막치기, 낙함, 턱걸이, 도끼질, 항정치기’ 등이 있다.

우리민족의 상무적인 강인함과 슬기로운 지혜가 물씬 묻어나는 자랑스러운 문화유산

부드럽게만 보이는 택견이지만 몸을 단련하여 상대를 일시에 절명케 할 수 있는 강력한 옛법을 구사할 수 있다. 상대의 공격을 피하고 팔꿈치로 받아 치는 기술.
시연자 : 장태식('인간극장-고수를 찾아서'와 영화 '거칠마루'의 주인공)


필자는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 무예를 시작했던 만큼 택견의 ‘옛법’에 상당히 매료되어 젊은 시절에는 옛법수련에 대단한 열정을 쏟았다. 택견의 기본도 제대로 못하는 놈이 쓸데없는 짓만 한다고 스승님께 꾸중을 들으면서도 틈만 나면 옛법을 열심히 수련했다. 옛법을 통하여 자신이 강해지고 그래서 무림제일의 고수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감은 필자가 택견수련을 더욱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꾸중을 하시던 스승님께서도 필자가 잘못 된 동작으로 연습을 하고 있으면,
“이놈아, 도끼질로 파리 잡냐?! 어깨로 돌리지 말고 몸으로 돌리라니까!”, “여편네 엉덩이처럼 엉덩이가 무거워서 뭐에 쓰누? 마른 송아지 담 넘어가듯이 밟아 올라야지.” 등 지나가는 말씀처럼 하시면서도 필자가 바르게 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셨다.

“옛법은 상대를 상하게 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함부로 가르쳐서는 안돼!” 또는 “결련택견 중에 가끔 옛법을 쓰는 놈이 있는데 그러면 마을끼리 큰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어.”, “옛법은 아주 욱해서 사용하면 안되지만 옛법을 곧잘 쓰는 이들이 꽤 있었는데, 어떤 이는 ‘곧은발질’로 상대의 배를 차서 상대의 내장이 다 쏟아져 내릴 만큼 배가 상하기도 했고, 또 어떤 이는 ‘낙함’으로 상대의 턱을 빼서 잡혀 가기도 했어.”등 옛법에 관한 얘기도 들려주셨다.

필자가 택견을 익힌 지 벌써 30년 가까이 되지만 실전에서 옛법을 써 본적은 한 번도 없었다. 굳이 옛법을 쓰지 않더라도 상대를 제압 할 자신도 있었지만 옛법을 사용해서 상대에게 치명적인 가해를 입힐 만큼 심각한 결투를 한 적도 없고 그럴 마음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시대가 발달할수록 상대를 크게 해하는 옛법의 존재는 더욱 불필요해 질 것이라 본다.

그러나 옛법은 단순히 상대를 일시에 절명케 하는 택견의 비전(秘傳)처럼 내려오는 필살기로써가 아니라 우리민족의 상무적(尙武的)인 강인함과 슬기로운 지혜가 물씬 묻어나는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 잘 보존되고 계승되어 후세들에게 전달되어져야 할 것이다.

요즘 들어 택견의 질박한 멋을 잘 모르는 우리국민 스스로에 의해 택견이 코미디프로의 웃음거리 소재로 종종 쓰이곤 한다. 우리민족의 무예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닌데 잘못 이해된 것은 택견을 계승하고 있는 현재의 택견꾼들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올 여름부터 필자가 속해있는 (사)결련택견협회에서는 ‘옛법택견’이라는 주제로 강력한 시연을 펼칠 예정이니 많이 기대해도 좋다. 필자는 우리민족을 지켜왔던 우리민족의 강인한 저력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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